이번에도 자각몽, 루시드 드림에 진입했다.
요즘 거실 쇼파에서 아들과 함께 자고 있다. 아들을 재우고 나서 새벽 3시경에 소변을 보고 비몽사몽 휴대폰을 잠시 들었다가 손에 쥔 채로 다시 잠이 든다. 꿈속의 시간대는 내가 25년 전에 다닌 포항의 대학교 (포항공대) 였으니, 아마도 대학시절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것 같다. 기숙사 친구 방에서 술 한잔하고 내 방이 있는 다른 기숙사 동으로 걸어서 돌아가는 중이었다. 그 기숙사 동선은 25년이 지난 아직도 기억에 뚜렷하다, 16동에서 대학원 기숙사 쪽을 돌아서 내리막길로 8동으로 걸어가는 방향이었다.
아뭏든 A는 기분이 나빠서인지 나에게 따지기 시작하고, 나는 잠시 안절부절 못했지만 이성을 가다듬고 차분하게 영어로 내가 오해했던 상황을 설명하고 정중하게 사과했다. 그런데 A는 이미 토라져버렸는지 동의하지 않고 2~3명의 남자친구들과 함께 나를 붙잡고 어디론가 데려간다. 이때 이들이 나에게 큰 위협이나 무력을 행사하지는 않았던 기억이고, 분위기에 압도된 내가 어쩔 수 없이 자발적으로 끌려가는 것이었다.
익숙해진 학교 아래쪽 큰길 대로로 걸어가 다운타운 시장 쪽으로 가서 어느 횟집에 들어간다. 만일 대학시절에 여기 술집을 워낙 많이 다녔으니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술한잔 하면서 그들과 오해를 푼다, 조금 시간이 지나 A는 오히려 상당히 친해졌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후 친구와 술을 깨러 바깥에 바람을 쐬러 잠시 나간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좀 무언가 이상하다. 정말 넓은 광장에 시끌벅적 사람들이 모여 있고 정말 커다란 불꽃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보이는 사람들이 백인들이 제법 많이 보이는 외국의 모습이다. 사실 지금상황까지 영어로만 소통했지 한국말을 들어보거나 한국간판을 본 기억이 없다. 즉 20여분 정도 걸어서 이들에게 이끌려온 장소는 내가 알고 있는 그곳이 아니다.
술에 취해서 그랬던 것인지 그때 까지만 해도 주변의 낯설음을 크게 느끼지 못했고, A와 나는 함께 바닥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한다. (이게 뭔가 쫌... 브로맨스 느낌이다) 나의 강점인 여기저기 별자리 constellation를 A에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밤하늘이 밝고 상당히 많은 알려진 별자리가 대부분 떠서 잘 보였다. 30여분 정도 설명을 했고 밤하늘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후 서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A의 친구들도 나를 나쁘지 않게 바라보고 환대해주었던 기억이다.
나서는데 내 신발을 찾지 못하겠다. 어떻게 생겼는지 잘 기억을 못해서 어떤 신발을 찾아야 할지도 몰랐던 것 같다. 이전에 아들에 대한 자각몽을 꾸었을 때도 내가 신발을 찾고 끈을 매는 장면이 일종의 시공간의 전환 장소이기도 했다. 이후에 가족을 잃어버리고 길을 찾느라 방황하였었는데 이 전환점이 무언가 상식적으로 명확히 떠오르거나 설명되지 않는다. 결국 신발을 신고나서 밖에 나섰을 때 시간대는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밝은 낮으로 변해 있다. 기숙사로 돌아가야 하는데 여기가 어디인지조차 도저히 파악할 수가 없다, 내 눈에 보이는 모습은 마치 서울 한복판에 있는 듯한 대도시의 중심이고 많은 사람들과 큰 빌딩과 차들이 오가는 곳이었다.
오른쪽 왼쪽으로 돌아다니며 내가 아는 장소를 찾아보려 했으나 결국 헛수고 임을 깨닫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지금 위치마저 잊어버릴 까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한다. 주변에 택시들이 보이는데 내가 알고 있는 택시 간판이 아니고 한국어도 아니다. 조금 나서서 오르막길로 올라가니 거대한 아파트 대단지가 나오기 시작하고. 이거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스마트폰을 꺼내서 지도 어플을 켜서 위치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역시나 여기가 어딘지 알 수가 없어서 지도를 축소해서 보기 시작하며 3~4번 축소하고 나는 Shang-hi라는 큰 라벨이 보인다. 그렇다! 나는 지금 중국 상해의 정중앙 한복판의 다운타운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런 설정이 개꿈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설명이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상해와 일말의 연결점도 없기 때문이다, 관심도 없고 가고싶어 했던적도 없고, 심지어 검색조차 해본적도 없다.
여기에 또 한번 충격을 받아서 나는 어쩔수 없이 잠에서 깨어버리게 된다. 2:30분에 잠들고 5:11분에 깨었으니 그 사이에 램수면에 돌입하고 5시경에 자각몽을 꾸게 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번 자각몽에서는 두 가지 트리거가 있는데, 첫째 신발을 찾아 헤매고 신고나서 갑자기 시공간이 바뀌어 버린다는 점, 둘째 A라는 친구와 제법 각별한 관계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상황을 추론해보자면 내가 자각몽에서 시작하여 시공간을 이동하여 A를 만난것이 아닐까, 그리고 A는 비슷한 시간대에 작각몽을 꾼 실제 중국인일 가능성이 있다. 어쨋든 육신을 잠시 탈출한 자유로운 영혼상태이니 내가 있는 곳에서 만나서 곧바로 그가 있는 곳으로 공간이동하게 된것으로 보인다. 지난 자각몽에서는 다른 아들을 찾는 평행우주의 다른 지구로 갔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동일한 지구에서 타임 랩스로 시공간 이동을 했다. 구글 검색을 해보면 자각몽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자각몽과 만난다는 경험의 글이 '대단히 많이' 있다, 특히 Quora